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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가이드러너와 나의 생각

MURRU 2016. 12. 2. 10:07
‘가이드러너’라고 하면 시각장애인이 달릴 수 있도록 옆에서 끈을 잡고 안내하면서 달려주는 사람을 말한다. 아주 생소한 역할이다. 혼자 달려도 힘든 마라톤 등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는 ‘가이드’라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 않고 시각장애인 마라토너의 속도를 절묘하게 맞춰가면서 거의 한몸으로 달려야 할 것이다. 방향이 순간 틀어지거나 속도가 맞지 않거나 할 경우에는 넘어지는 사고도 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각장애인은 100% 가이드러너를 믿는다고 한다. 서로의 믿음이 함께 달리는 것이다.

최근 국제농구심판인 최교윤의 새로운 도전으로 가이드러너를 자처한 모습을 보면서 떠오르는 것이 있다. '나는 한 가정을 이끄는 가이드러너 이구나’하는 생각 말이다. 나는 끈을 잡고 가족을 이끌어야 한다. 너무 빨리 가서도 안되고 너무 느리거나 방향이 흐트러져서도 안된다. 마찬가지로 가족들도 나를 믿고 의지하며 같은 방향으로 달려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들지만 참으로 어려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가족들이 온 마음으로 함께 똘똘뭉쳐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도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시각장애인 가이드러너의 역할과 시각장애인의 관계와 교감을 보면서 ‘한 가정의 가이드러너’로서 다시금 내 위치를 생각하고 정리해보게 된다. 그리고 어떠한 ‘가이드러너’가 되어야 할 것인지를...

Written by 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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